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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것들/경제, 부동산, 주식

일본의 부동산이 오르지 않는 이유, 그리고 오르는 이유.

https://www.youtube.com/watch?v=uQA2Jw57CZA

본 글은 위 유튜브 영상에 달린 " @지니-k8p" 님의 댓글을 스크랩한 것입니다. 제가 작성한 내용이 아닙니다.

 

 

일본에 20년 살고 있습니다.
먼저 저는 현재 일본과 한국 양쪽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은행 그룹의 헤드쿼터에 근무하고 있고 투자시장에 대한 소스를 접할 수 있는 포지션에 있다보니 
양쪽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자산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을 해왔던 내용을 이야기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긴 글을 올려봅니다.
이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일본이 부동산을 투자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 이유 몇가지를 말씀드리면


첫번째로 재건축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본이 부동산이 투자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일본의 경우 재건축을 실시할 경우 거주자들에게 일률적으로 현금청산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건물의 가격의 시장가격으로 현금 청산을 하기 때문에 누구도 재건축을 바라지 않죠. 
오래 가지고 있어봐야 건축물의 감가상각만이 진행될 뿐인겁니다. 


두번째는 임대시장이 안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임대시장이 엄청 크고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UR이나 JKK, 고령자나 저소득층을 위한 도영주택 같은 것들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임대가격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도영주택이나 캠페인으로 싸게 들어온 게 아닌 이상 공공임대의 경우 한번 들어가면 자기가 나가지 않는 한 계속 살 수 있고 임대료도 처음 들어온 가격에서 오르지 않습니다. 
공공임대 시장이 규모도 크고 임대가격을 안정적으로 붙잡고 있다보니 민간 임대사업자들도 무턱대고 임대가격을 올릴수가 없습니다.
임대료가 안정되어 있다보니 자산 가격도 좀 처럼 오르기가 힘든것이죠.


세번째는 부동산 자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앞에 이야기한 여러 요인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굳이 부동산을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봐야 감가상각으로 돈 까먹는 거랑 대출 변제하는 것과 임대로 사는 것을 비교해봐도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맨션은 어느정도 가격 방어가 되지만 단독주택의 경우는 10년 정도 지나면 건물의 가치는 거의 없고 땅값만 남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 고령자가 늘어나는 것은 
주택시장의 바이어의 수요가 점점 줄어 든다는 의미이기때문에 싸게 내놔도 사는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죠.

여담으로 한국에도 중국 사람들의 수요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일본도 마찬가지로 중국사람들의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큰 차이는 중국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부동산은 계속 가치가 오른다는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고, 
일본은 부동산은 가격이 저렴하고 자산가격이 안정되어 있어서 자산 회피처로서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한국국민들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과 중국 사람들이 투자하려는 방향이 같아서 이런 투자가 시장 가격에 더 드라이브를 걸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고
일본의 경우는 일본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중국 사람들이 투자하려는 방향이 달라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입니다.

 

 


 

 

자 그러면 일본의 부동산은 안오르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기도 하면서 그렇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이것도 몇가지 이유로 나눠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르지 않는 이유


첫번째로는 인구감소입니다.

일본의 외국인의 유입이 가장 어려운 나라중 하나로 꼽힙니다. 일본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외부에서 유입자체도 많지 않으니 
지방의 도시들이나 마을들이 소멸하는 현상이 가속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의 풀 자체가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인구가 계속 감소하게 되면서 지방자치단체나 국가의 세수가 줄어들어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들이 줄어들게 되어 
도시가 점점 슬럼화되게 되고 생활 인프라가 없어지게 되면 또 인구의 유입이 더 줄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두번째는 미국발 금리인상입니다.

미국이 장기적이고 무제한적인 양적완화와 코로나로 인한 돈풀기로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게 되었고
그로인한 자산들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되어 경제를 안정화 시키기 위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전세계의 경제 타격으로
자산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르는 이유


첫번째는 부동산 구입에 대한 혜택이 어마어마합니다.

일본은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것을 장려하는 정책을 많이 펴고 있습니다.
먼저는 거주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시 부동산 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장기간 낮은 금리에 대출이 가능합니다.
실제 대출 패턴을 말씀드리면 6,000만엔짜리 맨션을 살 때 전체가격의 95%를 35년에 걸쳐 변동금리 0.5%나 고정금리 1.2%에 대출이 가능합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 균등상환이기 때문에 원금을 처음부터 갚아나가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임대로 사는 것보다 매월 내는 비용이 더 싸게 느껴지기 때문인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 하나는 부동산을 구입시 10년간 주택에 대한 세금 거의 대부분을 공제해줍니다.
최근에는 공제액은 조금 줄고 공제기간이 13년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전세계 자산시장이 상승하고 있었던 영향도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역사상 유래가 없는 양적완화와 돈 푸는 정책을 장기간 실행해오다보니 풀려난 돈이 투자시장으로 몰리는 건 당연한 현상인 데
이런 투자목적의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도 많이, 또 장기간 유입이 되면서 전세계 부동산 시장을 부풀게 했었죠.
이러한 영향으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덩달아 같이 상승을 하게 된 것이구요.

그런데 현재는 미국이 달러를 죄기 시작했고 연준의 금리 인상도 아직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도 어느정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국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구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시장의 경우는 미국의 주도적인 긴축에 반해 여전히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부동산 자산들의 상승이 버블 이후 최고를 찍고 있는 것이구요.
거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방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에 이야기한 여러 외부적인 이유들로 일본 부동산 시장은 아직 상승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

오르지 않는 이유와 오르는 이유를 다 말씀을 드렸는데 오르는 것이기도 하고 오르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는 이유는
오르지 않는 이유가 적용되는 지역과 오르는 이유가 적용되는 지역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도쿄가 아닌 지방의 경우 오르지 않는 이유로 부동산 가격이 점점 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도쿄는 오르는 이유로 점점 더 부동산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일본에 자주 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7년전에 오셨던 분들과 10년, 20년 전에 오셨던 분들은 도쿄가 크게 바뀐게 없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물가나 생활패턴 부동산 건물등등.
그런데 7년전에 오시고 지금 와보신 분들은 완전히 바뀌어 버린 도쿄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도심에 대한 재개발에 대한 법들이나 고층 건물에 대한 법들이 완화되고 올림픽을 거치면서 도쿄 도심에는 기반 인프라가 상전벽해를 느낄 정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주거나 오피스 건물들이 점점 높아지고 공급이 많아지면서 주변 도시의 인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드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쿄는 23구 이외에도 주변 도시나 도쿄의 시단위 인구들도 점점 도심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도시가 컴팩트화되고 있는 것이죠.
이로 인해 컴팩트화된 도심에는 인프라 확충도 훨씬 쉬워지고 고도화 되고 그에 반헤 근교에 대한 인프라 확충은 점점 더 줄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도쿄 도심은 점점 더 자산가치가 오르게 될 것이고 그 외의 지역들은 점점 더 자산가지가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